실제 인물과 실제 금융 위기사태를 토대로 한 영화
경제를 공부하기에 괜찮은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일인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야기한 글로벌 금융위기, 그 위기를 감지하고 소위 말하는 숏(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에 투자해 거액의 수익을 낸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영화다운 연출로 각색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디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건 아니고, 나름 '크리스천 베일', '브래드 피트'와 같이 쟁쟁한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입니다. 저도 경제 영화만 보는 건 아닙니다. 저도 마블, DC 영화 다 봤고, 넷플릭스 구독하고 있습니다. : )
부동산(주택) 세금 시리즈를 정리하면서 너무 힘을 뺀 느낌이라, 이번엔 좀 가볍게 경제 영화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그래도 나름 경제가 메인인 블로그인데 아무래도 첫 영화 리뷰는 경제 관련된 영화를 들고 오는 게 맞지 싶었습니다.
일단 이 영화를 정말 재밌게 보려면 경제를 좀 알고 계셔야 합니다. 사실 모르고 봐도 카메오 두 명이 출연해 중간중간 경제 용어를 설명해주니 "어어어~" 하다 보면 재밌게 볼 수 있는 흡입력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제가 감히 장담하건대, 알고 보시면 정말 2배 이상 재밌습니다.
영화 줄거리와 영화의 매력
일단 영화 제목이 반 이상을 합니다. 제목의 의미를 안다면 말입니다. 내친김에 제목을 좀 볼까요?
빅 쇼트(Big Short), 금융시장에서는 숏(Short)과 롱(Long)이 있습니다. 숏은 매도를 의미하고, 롱은 매수를 의미합니다. 이른바 선물 쟁이들, 선물시장에서 매매를 하는 분들에게 숏은 하락에 베팅, 롱은 상승에 베팅입니다. 대충 눈치채셨지요? 맞습니다. 빅 쇼트는 곧 대규모 하락 베팅을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목이 반을 했는데 나머지 반인 영화 줄거리는 제가 아까 다 말했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상하고 미리 하락에 베팅한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해봤자, 누구나 집을 살 수 있는 대출 조건과 부동산 활황으로 경기가 최고조임에도 꿋꿋하게 하락에 베팅한 사람들 이야기.
근데 왜 재밌을까요? 우리가 '고니'로 유명했던 타짜에 열광했던 이유와 같습니다. 영화에서 주목한 건 경제가 아니라 사람들을 설득하여 인생 베팅을 던진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도박이 아닌 투자로, 속이는 게 아닌 설득으로 치환한다면 사실 거의 비슷합니다. 거기다가 실화라니 안 볼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너무 간단한가요? 너무 다 얘기하면 재미없을까 봐 간단히 말씀드리느라 그렇습니다.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에도, 미국 경제가 망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을 못하고, 그저 돈 파티를 벌이던 시대적 배경과 주인공들이 미친 사람 취급당하면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영화적 연출과 각색으로 잘 버무렸습니다.
게다가 그 유명하신 하락론자, 마이클 버리 1명의 이야기가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한 4팀이 나오기 때문에, 각 팀의 상황이 번갈아 영화를 주도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는 영화입니다. 브래드 피트 형님도 그중 한 팀에서 특유의 포스와 스타일리시한 자태를 뽐내며 자리하고 계십니다. (참 나이를 먹으니 더 멋있어지는..)
줄거리는 사실 단순하지만, 이래저래 따져보면 매력이 꽤 많은 영화입니다.
다만, 정말 경제 문외한이 보신다면 꽤 지루할 수 있는 영화인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그러니 우리 같이 경제 공부하면 어떨까요? 하고 이 기회에 꼬셔봅니다. : )
2016년에 나온 2008년의 이야기. 그런데 왠지 지금 대한민국과 비슷하다?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무언가 느낌이 쎄~ 하시지 않으셨는지요. 맞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즉 주택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으로 대출금을 지급한다는 게 조금 다르긴 해도, 사실상 주택담보대출이니까요. 금리가 낮아 현금 유동성이 정점을 찍고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불과 얼마 전 대한민국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게다가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것도 비슷하니,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이른바 영끌족 들에 의한 대출금들이 미납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은행들이 도산하는 (2008년의 모기지 사태 때에도, 리먼 브라더스가 4대 은행이었음에도 도산해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라고도 합니다.) 일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경기침체도 사실상 4분기부터 기업실적들이 악화될 것을 예상하고 있고, 최근 불거진 채권 문제로 채권 시장마저 신뢰를 잃어버린 마당에.. 미국 연준도 금리 인상을 완화할 예정인 것이지, 다시 낮춘다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누적되는 금리에 통화 흐름이 막혀 내년엔 정말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2008년을 한 번 겪었고, 그때보다는 나은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대출을 갚을 능력 여부나 신용도조차 제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해 줬던 모기지와는 다르기도 하고(영화에서도 언급합니다.), 외환보유액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은행 지급준비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당시 대비 신경 쓰고 있다고 봅니다.
왜 갑자기 경제 이야기를 주절주절 하냐고 물으신다면,
이 영화가 그런 영화이고 불과 몇 년 사이에 정말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고 보면 2배로 재밌게 볼 수 있다고 말씀드린 것이기도 합니다. 멋지고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는 건데도, 위와 같은 생각도 해볼 수 있고, 이입도 더 잘 되어 배우들의 표정이,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몰입도가 매우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정말 알고 보신다면 시간이 아깝지 않은 영화라고 최종 추천드립니다. 같이 경제 공부하시죠. : )
자, 영화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가볍게 쓴다고 한 게 역시나 글이 길어졌네요. 글 요약을 못 하는 역시나 공돌이...
마지막에 경제에 대한 의견은, 이제 경제 입문 단계를 막 벗어난 초짜의 의견이니 크게 개의치 마시고, 아 영화를 보며 저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그런 영화구나 하고 소개를 목적으로 썼다는 걸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 )
모두 성공하시고, 성투하시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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